[대선풍향계] '선택 D-31' 역대 대선에선 무슨 일이

2022-02-06 4

[대선풍향계] '선택 D-31' 역대 대선에선 무슨 일이

[앵커]

내일이면 제20대 대통령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옵니다.

역대 대선을 한 달 앞둔 이 시점, 과연 그때마다 정국을 강타하고, 표심을 좌우한 변수는 무엇이었는지, 또 남은 30일의 변곡점은 무엇이 될지, 방현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은 대선 D-31일, 대선이 사실상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아직 누구에게 마음 줄지 못 정하셨다고요?

괜찮습니다.

대선판에서의 한 달, 표심에 변화를 줄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주 대선풍향계에서는 역대 대선 한 달 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15대, 16대 대선, 모두 선거 한 달을 남기고 '단일화'가 최대 쟁점이었습니다.

1997년 15대 대선부터 볼까요?

당시 야권의 자민련 김종필 후보가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로 단일화하며, 여권에서도 단일화 압박이 본격화하던 상황입니다.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이인제 후보가 독자 출마를 하면서, 여권은 집권여당인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로 분열됐죠.

하지만 두 후보는 큰 입장차를 보인 끝에 각자 대선을 완주했고, 이회창 후보는 1.6%포인트라는 근소한 격차로 대권을 내줬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 때로 가볼까요? 선거 33일을 앞두고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 원칙에 전격 합의하며 뉴스의 중심에 섰습니다.

당시만해도 '이회창 대세론'이 지배적이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대 노무현의 일대일 구도로 대선판이 바뀌었죠.

정몽준 후보가 선거 전날 밤 지지를 철회했지만, 노무현 후보는 결국 이회창 후보를 역전해 승리를 거머쥐게 됩니다.

2007년 치러진 17대 대선은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40%를 넘나드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다른 후보들은 지지율을 합해도 이명박 후보에 미치지 못하면서 단일화 논의도 지지부진했습니다.

선거를 30일 앞둔 시점 오히려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는지 여부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에서 송환되며 파장을 불렀습니다.

김경준씨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수사 향배에 따라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낙마'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는데요.

물론 '대세 후보'였던 이명박 후보는 반발했습니다.

"여러분, 뭐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저는 그러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대선을 14일 앞두고 검찰은 이 사건과 이명박 후보는 무관하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명박 후보는 결국 큰 어려움 없이 당선돼 5년간 집권했지만 결국 2017년 검찰의 재수사로 구속돼 현재까지 복역 중입니다.

2012년 18대 대선, 그리고 2017년 19대 대선,

모두 30일을 앞두고 문재인·안철수 당시 후보가 정국의 핵심 변수였습니다.

18대 대는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19대 때는 두 후보의 엎치락뒤치락 불꽃 레이스가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했습니다.

18대 대선 30일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논의는 계속해 파열음을 내던 상황.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박빙 경쟁 속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안철수 후보의 행보는 대선 결과를 바꿀 수 있는 큰 변수였죠.

하지만 양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안 후보가 사퇴해버리고 맙니다.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합니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안 후보 지지층이 온전히 옮겨오지 못하며, 문 후보는 판세 뒤집기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19대 대선 한 달을 앞두고는 판세가 사뭇 달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는가 싶더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양강 구도가 형성된 겁니다.

일부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역전해 '골든크로스'까지 연출했죠. 하지만 이후 TV토론에서의 악수 등에 지지율을 잃고 안 후보는 결국 3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 무엇이 남은 변수일가요?

일단, 과거 대선 막판 판세를 주도했던 단일화 논의, 이번에는 그리 활발하지 않습니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주춤하고 윤석열 후보는 정상궤도에 오르며 국민의힘 내에선 단일화 없이 완주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안 후보가 반등하며 야권 표분산이 뚜렷해질 경우 단일화 주장은 다시 고개들 가능성도 있겠죠.

이번 대선은 17대 대선처럼 후보와 주변을 둘러싼 의혹이 판세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나 무속 논란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가자 이번에는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의전, 갑질 논란이 더 불붙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남은 TV토론이 이른바 검증 공세의 장이 될 전망인데,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남은 30일 동안의 민심을 가를 수 있습니다.

역대 대선에선 없었던 코로나19 상황도 변수입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는 상황.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자칫 방역체계가 흔들릴 경우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역대 대선에서 한 달 전 1위 후보, 거의 대부분 승자가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위 후보가 누구인지, 안갯속인 상황.

그런 만큼 남은 30일간의 열전이 결과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선거,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대선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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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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